부모가 함께 살며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법적으로도 당연히 부모와 자녀 관계가 성립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사실혼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는 법률상 '혼인 외의 출생자'가 되어, 어머니와 아버지 각각과의 법적 관계가 만들어지는 방식이 다릅니다. 이 문서는 그 차이와 함께, 아버지와의 관계를 법적으로 확정하는 인지 절차와 그 뒤에 정해야 할 것들을 순서대로 설명합니다.
혼인 중의 자녀로 추정되지 않는 이유
민법 제844조는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자녀로 추정합니다. 이 추정 덕분에 법률상 부부 사이의 아이는 따로 절차를 밟지 않아도 아버지와의 관계가 정해집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혼인은 신고로 효력이 생긴 혼인이므로, 사실혼 부부에게는 이 추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도 이런 아이가 혼인 외의 출생자로서 어머니와는 법률상 모자관계가 있지만 아버지와는 법률상 부자관계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출생신고서에도 혼인 중의 출생자인지 혼인 외의 출생자인지를 구별해 적는 칸이 있고(「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2항 제2호), 출생신고는 출생 후 1개월 이내에 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1항). 아버지가 실제로 함께 살며 아이를 키우고 있더라도, 법적인 관계는 인지라는 절차를 거쳐야 생깁니다.
인지는 세 가지 길로 이루어집니다
인지는 아버지와 자녀 사이의 법률상 친자관계를 확정하는 절차입니다. 민법이 정한 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아버지의 인지 신고 — 생부는 혼인 외의 출생자를 인지할 수 있고(제855조 제1항), 인지는 가족관계등록법이 정한 신고로 효력이 생깁니다(제859조 제1항). 인지신고서에는 아버지가 인지하는 경우 어머니의 인적 사항을 적고, 인지 전의 성과 본을 유지하기로 했다면 그 취지도 적습니다(가족관계등록법 제55조 제1항).
- 유언에 의한 인지 — 인지는 유언으로도 할 수 있으며, 이때는 유언집행자가 신고합니다(제859조 제2항).
- 인지청구의 소 — 아버지가 스스로 인지하지 않으면 자녀와 그 직계비속, 또는 법정대리인이 아버지를 상대로 소를 낼 수 있습니다(제863조). 아버지가 사망했다면 그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안에 검사를 상대로 소를 내야 합니다(제864조). 인지 판결이 확정되면 소를 낸 사람은 확정일부터 1개월 이내에 신고해야 합니다(가족관계등록법 제58조 제1항).
인지가 되면 그 효력은 아이가 태어난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제860조). 다만 그 사이 제3자가 이미 취득한 권리를 해치지는 못합니다.
인지 뒤에 정해야 할 것: 친권자와 성·본
친권자
혼인 외의 자녀가 인지되면 부모가 협의해 친권자를 정해야 하고, 협의할 수 없거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청구에 따라 정합니다(제909조 제4항). 인지청구의 소로 관계가 확정된 경우에는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친권자를 정합니다(같은 조 제5항). 또 인지된 자녀의 양육책임과 면접교섭권에는 이혼 때의 양육 규정이 준용됩니다(제864조의2).
성과 본
생활법령정보는 이런 아이가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르게 된다고 설명하면서 민법 제781조 제3항을 근거로 듭니다. 이후 인지가 되면 아이가 종전의 성과 본을 계속 쓸지 정할 일이 생깁니다. 민법은 부모가 협의하면 종전의 성과 본을 계속 쓸 수 있게 하고, 협의할 수 없거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계속 쓸 수 있게 합니다(제781조 제5항). 아이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면 부·모·자녀의 청구로 법원 허가를 받아 성과 본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같은 조 제6항).
예를 들어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어머니의 성으로 생활해 왔는데 그 무렵 인지가 이루어진 경우를 생각해 보면, 아이가 익숙한 이름으로 계속 지낼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됩니다. 부모가 서로를 탓하기보다 아이의 학교생활과 정서를 기준으로 함께 의논하는 것이 협의의 출발점입니다.
부모가 나중에 혼인신고를 하면
혼인 외의 출생자는 부모가 혼인한 때부터 혼인 중의 출생자로 봅니다(제855조 제2항). 그래서 함께 살던 부모가 아이를 낳은 뒤 혼인신고를 하면, 그때부터 아이의 지위도 법률상 부부의 자녀와 같아집니다. 혼인신고를 준비할 때에는 아버지와 아이의 관계가 인지로 확정되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공적 서류에 이런 관계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서류 읽는 법을 다룬 칼럼에서 따로 정리했고, 부모 사이의 생활상 의무는 부부로서의 의무를 정리한 문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미 한 인지를 나중에 되돌릴 수 있나요?
A. 사기나 강박, 중대한 착오로 인지를 했다면 그 사실을 안 날 또는 강박을 면한 날부터 6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취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61조). 또 자녀나 그 밖의 이해관계인은 인지 신고가 있음을 안 날부터 1년 안에 인지에 대한 이의의 소를 낼 수 있습니다(제862조).
Q. 인지를 하면 아이가 바로 아버지의 성으로 바뀌나요?
A. 민법은 인지 뒤에도 부모의 협의나 법원의 허가로 종전의 성과 본을 계속 쓸 수 있게 정하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어떤 쪽이 나은지를 기준으로 부모가 먼저 의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
신고 없는 부부 사이의 아이는 혼인 외의 출생자로서 아버지와의 관계를 인지로 확정해야 하며, 인지 뒤에는 친권자와 성·본을 정하는 일이 이어집니다. 아이 문제와 함께 부모 사이의 관계도 정리하고 싶다면 사실혼 안내 메인의 다른 질문을 이어서 읽어 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781조 제3항·제5항·제6항, 제844조, 제855조, 제859조, 제860조, 제861조, 제862조, 제863조, 제864조, 제864조의2, 제909조 제4항·제5항(시행 2026. 3. 17. 법률 제21454호),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제55조·제58조(시행 2026. 10. 2.),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이혼 › 사실혼 부부간 양육비 청구, 2026-09-30 기준) — 국가법령정보센터·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2026-10-20 확인